9일 열린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에서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통일기도회 선언문(8·9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에는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나아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기도회 참가자들의 염원을 담은 12개의 다짐과 각오가 들어 있다. 기도회의 키워드인 감사 회개 사랑 생명 평화 통일 희망의 메시지도 두루 담겨 있다.
◇“한반도의 ‘바벨론 포로기’를 속히 끝내자”=8·9선언문은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상한 심정으로 철저히 회개하고 눈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선포하면서 ‘지난 70년 동안 이어져 온 이 민족의 바벨론 포로기를 종식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선언문은 ‘가난하고 처참했던 이 민족을 살리시고 오늘의 번영된 민주 대한민국을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감사’의 메시지로 서두를 장식했다.
선언문은 ‘한국교회는 분단의 죄악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고백하면서 ‘민족의 평화통일을 교회의 핵심과제로 삼고 분단 극복을 위해 힘써 기도하며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늘의 화해와 내일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첩경은 서로 정죄하는데 있지 않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데 있다’는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도 담았다.
선언문은 ‘우리는 동독 니콜라이 교회의 월요기도회가 베를린 장벽을 허물고 독일을 통일시킨 역사를 기억한다’면서 ‘기도의 힘이 분단의 사슬을 끊고 민족의 역사를 바꿀 것’이라고 기도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는 곤경 속에 처한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인도적 대북지원의 당위성과 각오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고 멍에의 줄을 끌러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기 위해 기도하며 일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압제를 없애고 희년의 세계를 만들고자 하시는 성령의 활동에 모든 힘을 다해 동참하겠다’고 선포했다.
끝으로 선언문은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민족을 사랑했고 애국과 개화의 요람이었으며, 민족의 빛이었다’고 상기하면서 ‘우리는 민족을 살리는 일이 하나님의 명령임을 깨닫고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기도회와 8·9선언문이 탄생하기까지=‘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1974년 엑스플로 74대회’ ‘1984년 한국기독교100주년선교대회’ ‘2010년 한국교회 8·15대성회’. 이번 평화통일기도회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펼쳐왔던 기념비적인 연합 행사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기도회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9일 “기도회는 한국교회와 국민이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마음을 모아 기도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면서 “한국교회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이를 위해 한국교회의 역량을 총결집했다. 무엇보다 기도로 준비하는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월 1일 임진각에서 열린 신년 통일기도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통일기도회로 행사를 준비해왔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또 3·1절 통일기도회에 이어 지난달 29일 개최한 ‘통일기도회 전진대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관심과 동참을 독려했다. 8·9선언문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한국교회의 ‘평화통일 사명선언문’이라고 할 만하다.
◇‘평화통일운동, 이렇게 실천하자’=기도회 말미에는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실천강령’(표 참조)이 선포됐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구체적으로 실천해보자는 지침으로 기도운동과 북한주민돕기, 통일기금 조성, 평화통일교육 등이다. 동성애차별금지법안과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도 적극 대처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8·9 평화통일기도회] “70년 분단의 사슬 끊고 민족 역사 바꿀 것”
입력 2015-08-1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