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만성병 환자의 여름철 생활수칙

입력 2015-08-11 02:51
강덕희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
더위 기세가 만만치 않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더위에 약한 고혈압, 당뇨, 콩팥질환 등 만성병을 앓는 환자들은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하버드의대가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여름철에는 기온이 평균보다 1도가 오를 때마다 당뇨병과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위험도가 약 10%씩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심장학회도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오를 경우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이 각각 66%, 20% 상승한다고 경고했다. 지나치게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땀으로 인한 탈수 증상과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심장의 과부하로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덥다고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몸이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에어컨 바람을 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확장된 혈관이 찬바람을 맞으면 갑자기 수축되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뜨거운 온욕 역시 혈압을 올리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고 냉방기 사용 시 실내외 온도차가 4∼5도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격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탈수는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 중 하나이므로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분을 수시로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수분 소실이 많아질 수 있고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 급성 당뇨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 스트레스 역시 혈당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에는 더위를 식힌다고 시원한 청량음료나 빙과류, 과일 주스 등을 찾는 경우도 많은데, 당뇨 환자는 이 역시 삼가야 한다. 혈당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박이나 포도, 망고, 참외 등의 당도 높은 과일도 1∼2조각 이상은 먹지 않도록 한다.

끝으로 만성 콩팥병 환자는 무엇보다 칼륨 성분이 많은 과일과 채소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근육쇠약, 부정맥, 심장마비 등을 부르는 칼륨을 배설하는 능력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콩팥병 환자들이 피해야 할 칼륨 함유 식품은 수박, 바나나, 오렌지, 키위 등과 토마토, 호박, 감자 등이다.

강덕희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