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흔들… 스마트폰 시장 ‘절대강자’가 없다

입력 2015-08-10 02:36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제로섬 게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시장 포화로 성장 동력이 멈춘 가운데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가 약진하면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까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나 애플에 중국은 최근까지만 해도 기회의 땅이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점유율 1위를 하던 2013년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하는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중국에서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에 빠졌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1∼2년 사이에 중국에서 큰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애플도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애플은 2분기 중국에서 13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매출이 뛰었다. 그러나 1분기보다는 21% 감소한 수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애플이 지역별 매출을 공개하는 곳 중 하락폭이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중국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된 이후 주가는 폭락했다. 실적 발표 하루 전이었던 지난달 20일 주당 132.07달러였던 애플 주가는 지난 4일 114.64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낮았다. 시가총액은 7608억 달러에서 6576억 달러로 1032억 달러(약 120조원) 증발했다.

실적 부진 우려에 대해 주식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스마트폰 사업의 부침이 심하기 때문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였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사라졌다. 갤럭시 시리즈로 글로벌 1위에 오른 삼성전자도 순식간에 중국 업체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아이폰 의존도가 높은 애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주식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이폰 성장이 정체되는 건 애플에 치명적이다. 회사 수익구조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2분기 매출 496억 달러 중 아이폰 매출이 313억 달러로 약 63%에 달한다.

팀 쿡 체제의 애플은 아이폰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쿡 체제에서 새롭게 나온 애플워치, 애플페이, 애플뮤직 등은 과거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 등을 내놨을 때만큼 세상을 뒤흔들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 애플페이, 애플뮤직 등이 모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애플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 사업, 가상이통통신사업자(MVNO) 진출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직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