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뺀 아베 “비핵 3원칙 지키겠다”

입력 2015-08-10 02:54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위령식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를 지키겠다고 확인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9일 나가사키 원폭 투하 70주년을 맞아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위령식 추도사에서 “일본은 세계 유일의 전쟁 피폭국으로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국제사회의 핵 군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인사말을 할 때 일부 참석자는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오늘날 (원폭 피해를 극복하고) 부흥을 이룬 나가사키를 보며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있다”면서 “일본은 핵무기 보유국과 비핵무기 국가의 쌍방 협력을 촉구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 3원칙이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기본 방침으로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공식 발표한 이후 역대 정권이 모두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사흘 전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 피해자 위령식 연설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총리가 이 행사에서 비핵 3원칙을 생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우에 도미히사 나가사키 시장은 집단 자위권 법안과 관련해 “일본 헌법의 평화이념이 지금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현장에 자리한 아베 총리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다우에 시장은 “이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혜를 결집시켜 신중하고 진지한 (법안) 심의를 해 달라”며 “나가사키에도, 일본에도,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평화의 이념은 영원히 변해서는 안 될 원점”이라고 강조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