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박유년 할머니 별세… 생존자는 47명

입력 2015-08-10 02:30
미국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유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3세.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83명 가운데 생존자는 47명으로 줄었다. 올해에만 8명이 생을 마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미국에서 생활하던 박 할머니가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3시25분쯤 별세했다고 9일 밝혔다.

10여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양아들 집에서 지내던 박 할머니는 폐와 심장에 물이 차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올 들어 네 차례나 응급실에 실려갔을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었다. 사망 전 마지막 2주는 양아들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1922년에 태어난 박 할머니는 1941년 일본군 간호원이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따라나섰다가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다. 1945년 한국으로 돌아와 부산과 경기도 파주 등에서 산나물을 팔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박 할머니는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유족의 자택 인근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대협은 “70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진짜 광복은 맞지 못하고 가신 박 할머니가 하늘에서라도 고통 없이 웃을 수 있도록 남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