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의 심한 잠꼬대는 치매나 파킨슨병을 알리는 경고등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신혜원 교수는 10일 “외래에서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잠잘 때 잠버릇이 나쁘다거나 잠꼬대 같은 것을 많이 한다고 고충을 토로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잠자리에서 심하게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의 수면행동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니지만, 캐나다 맥길대 교수진은 수면행동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게 되는 사람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더니 결국 두 명중 한명꼴에 이르게 됐다고 의학계에 보고했다.
신 교수는 “원래 렘수면(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 있는 상태) 중에도 뇌간의 운동마비 조절 중추에 의해 별다른 움직임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렘수면 장애가 있을 경우 이 운동조절기능에도 문제가 생겨 수면 중 잠꼬대를 하거나 꿈속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로 따라 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면행동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두 파킨슨병이나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비춰보면 심한 잠꼬대 등 렘수면 장애와 퇴행성 뇌질환은 상당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게 신 교수의 지적이다. 신 교수는 “특히 파킨슨병으로 인해 손이 떨리고, 몸놀림이 둔해지는 이상 운동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경고등과 같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기수 의학전문기자
노년의 심한 잠꼬대는 치매 경고음
입력 2015-08-11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