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에스더와 느헤미야의 헌신

입력 2015-08-10 00:01

에스더와 느헤미야는 포로지인 바벨론에서 출세한 사람들입니다. 에스더는 아하수에로의 왕비가 되었고, 느헤미야는 아닥사스다 왕의 음식을 관리하는 술관원이었습니다. 이들은 미래가 보장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백성 즉,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정체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고국 이스라엘을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와 율법을 통해 배운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국가의 위기 앞에 자신의 평안을 포기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에스더는 1차와 2차 예루살렘 귀환 사이에 왕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페르시아의 여러 곳에 살고 있는 유다인들이 전멸 당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유다인 모르드개를 미워했던 페르시아의 2인자 하만이 계략을 꾸몄습니다. 전국에 있는 유다인들을 동시에 죽이려고 왕의 허락을 받았고, 이미 각 도에 공문을 보낸 상태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모르드개는 사촌 동생 에스더에게 알렸고, 에스더는 금식을 하며 왕에게로 나아갔습니다. 왕의 허락 없이 나아가면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동족이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결단한 것입니다. 에스더의 결단으로 상황은 반전되어 하만의 계략은 무너지고 유다인들은 한 명도 죽지 않았습니다.

느헤미야는 왕의 측근에서 보좌하는 신하입니다. 다른 신하들보다 충성도가 높은 신하로서 왕의 신임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고국 예루살렘의 상황을 보고받았습니다. 예루살렘 성은 무너진 채 방치되어 있었고, 적들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느헤미야는 수일을 금식하며 울면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결국 그는 왕의 허락을 받고, 주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52일 만에 성벽을 완공했습니다.

에스더와 느헤미야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과는 무관한 환경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일을 진행했습니다. 에스더의 헌신이 중요한 것은 만약 그의 행동이 실패했다면 유다인들은 전멸되었고, 2·3차 귀환은 없었을 것입니다. 느헤미야의 헌신이 실패로 끝났다면 예루살렘은 주변 적들의 조롱거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나라를 위해 헌신하기를 원하십니다. 국가 위기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전쟁이나 정치·경제의 위협뿐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악에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영적인 혼란으로 나라가 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에는 하나님 앞에 헌신된 의인 10명이 없어 유황불에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원은 다수가 아니라 소수의 헌신된 자들입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되어 부흥으로 가기 위해서는 헌신하는 일꾼들이 필요합니다. 이사야를 부르시고, 예레미야를 부르신 하나님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하나님의 거룩한 일들을 감당할 헌신자를 찾으십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사 6:8)라는 믿음의 고백이 넘치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강정태 포항 하늘샘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