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쓴 ‘上善若水(상선약수)’ 휘호를 생일선물로 전달했다.
반 총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생일을 축하한다”며 휘호를 건넸다. 이날 54세 생일을 맞은 오바마 대통령은 “네 글자 중 水는 물을 뜻하는 게 아니냐”며 휘호의 의미를 물었다. 이에 반 총장은 “지극히 착한 것은 물과 같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물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다투지 않으면서도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노자 사상에서 비롯됐다는 풀이가 곁들여졌다. 반 총장은 물, 불, 흙, 공기는 세상의 만물을 구성하는 4원소인데 그중 물은 “겉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니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원소”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휘호 옆면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한자로 ‘奧巴馬(오파마)’라고 적었다. ‘심오하고(奧), 친근하며(巴), 힘이 넘치는(馬) 사람’이라는 뜻으로 직접 지었다고 반 총장이 설명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백악관은 반 총장의 휘호전달 사진을 홈페이지에 6일 공개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8일부터 23일까지 16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유명 휴양지인 ‘마서스비니어드’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운동 때문에 휴가를 포기했던 2012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섬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지역 언론인 보스턴헤럴드는 오바마 대통령의 휴가를 위해 7개의 방과 테니스코트, 수영장 등을 설치하느라 1200만 달러(약 140억원)가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반기문, 오바마 생일에 ‘上善若水’ 휘호 선물
입력 2015-08-08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