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피해자는 국민… ‘연금’ 770억 평가손

입력 2015-08-08 02:44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롯데 사태와 관련해 ‘주주권 적극 행사’ 등 국민연금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그룹 ‘오너 리스크’가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에까지 옮겨붙었다. 최근 롯데그룹주 비중을 늘린 국민연금은 경영권 분쟁이 터진 이후 수백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롯데그룹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은 약 770억원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케미칼(7.38%), 롯데칠성(13.08%), 롯데하이마트(12.46%), 롯데푸드(13.49%) 등 4개사다. 국민연금은 롯데케미칼에서 329억원, 롯데칠성에서 263억6800만원, 롯데하이마트에서 99억9800만원, 롯데푸드에서 77억5900만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지난달 27일 종가가 25만5500원이던 롯데케미칼은 6일 현재 주가가 24만2500원으로 떨어졌고, 롯데칠성도 같은 기간 주가가 222만9000원에서 206만6000원으로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부각되면서 당분간 롯데그룹주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최근 롯데그룹주에 대한 편입 비중을 높이던 시점에 돌발 악재가 발생하면서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국민연금은 2분기 들어 롯데칠성(10.82%→13.08%), 롯데하이마트(10.75%→12.46%), 롯데케미칼(6.36%→7.38%), 롯데푸드(13.20%→13.49%) 등의 지분율을 늘렸다. 다만 7일 증시에서는 롯데칠성(5.03%)과 롯데하이마트(5.96%), 롯데푸드(5.79%)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