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으로 알려진 이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6일 “미국이 대규모 군사증강을 지속한다면 2차 한국전쟁 발발은 필연적”이라고 위협했다.
이수용 외무상 대변인을 자청한 이 전 차석대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세계무역센터에서 영어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는 어떤 전쟁에도 맞설 힘을 갖고 있으며 어떤 전쟁이든 조국통일이라는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대북(對北) 정책을 전환한다면 “모든 이슈가 해결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인민과 주권을 핵 재앙에서 보호하려면 자위 수단을 갖지 않고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답했다. 또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서는 “주권 사항”이라며 “추가 핵실험 여부도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과학·경제적 발전을 위해 인공위성 발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왔다”고도 했다.
이 전 차석대사의 발언은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한·미·일의 대북압박 기조가 강화되자,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서 이를 반박하기 위한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ARF 회의가 시작되기 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잠깐 만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후 70주년 기념 담화(아베 담화)에 역대 정부의 과거사 인식을 계승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기시다 외무상은 “아베 총리의 기존 언급대로 전쟁 반성 및 평화국가로의 길을 강조할 것으로 본다”고만 답했다.
조성은 기자
北 “美 군사증강 땐 2차 한국전쟁”… ARF서 기자회견 대대적 여론전
입력 2015-08-07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