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석촌호수가 2011∼2013년 급격히 수위가 낮아진 것은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등 주변 대형 신축공사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석촌호수 수위저하가 인근에서 발생한 도로함몰이나 지반침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한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석촌호수 수위저하는 2011년 10월∼2013년 10월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지하수 유출을 유발하는 대형공사가 몰리고 석촌호수 자체에서 발생하는 물빠짐량(하루 평균 약 2000t)이 더해져 수위저하 변화가 두드러졌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석촌호수 수위는 2010년 연평균 4.68m를 유지해왔으나 10월부터 수위저하 현상(연평균 4.57m)이 나타나기 시작해 2013년 10월까지 저수위 상태(연평균 4.17m)가 지속됐다.
시는 동위원소 분석 결과 석촌호수의 물이 제2롯데월드의 지하 유출수와 유사하고, 지하철 9호선의 물과도 일부 유사하다는 것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공사 이전 시기와 비교할 때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이뤄지는 동안 각 공사장 방향으로 물 흐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는 롯데건설이 맡고 있고, 지하철 9호선 공사는 삼성물산 등 6개사가 진행하고 있다.
주변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변화에 영향을 미친 정도는 시기에 따라 달랐다. 2011년 10월부터 2012년 3월까지는 제2롯데월드의 기여율이 72%로 높았지만 이후 공사가 단계별로 완공되면서 영향력이 낮아졌다.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초반에는 영향력이 작다가 공사가 진행되면서 커져 2013년 10월에는 기여율이 53%까지 증가했다.
시는 제2롯데월드와 9호선 공사가 끝나면 석촌호수의 물빠짐량이 줄고 주변 지하수위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제2롯데의 하루 지하수 유출량은 2014년 10월 490t에서 올해 7월 407t으로, 9호선 공사장은 같은 기간 4500t에서 4000t으로 줄었다. 따라서 호수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공급해야 하는 물의 양도 공사 완료 5년 후에는 현재보다 23∼33% 줄 것으로 봤다.
시는 지반 안전성 검토 결과 호수 수위 저하가 인근 지역 지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농어촌공사 조사에 따르면 호수 수위 저하에 따른 지반 침하량은 최대 8㎜로 허용 침하량(25㎜) 이내로 파악됐다. 지하수 이동 속도도 느려 도로함몰의 원인인 토사 유출을 일으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인됐다. 최근 2년간 석촌호수 주변 84곳에서 지하수위를 계측한 결과 큰 변동이 없었으며 토사유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시는 밝혔다.
시는 앞으로 대형 굴착공사장을 중심으로 유출 지하수 관리를 위한 현장점검팀을 운영하고 건축인허가 조건과 연계해 대형공사장의 지하수 계측자료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석촌호수 수위저하, 롯데월드·9호선 때문”… 서울시, 조사 결과 발표
입력 2015-08-07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