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난민문제 해결한다더니… 또 지중해 난민참사

입력 2015-08-07 02:45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난민 문제를 놓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리비아를 떠난 난민 수백명이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중해를 건너던 난민 770여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지 4개월 만이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6일(현지시간) 난민 600여명을 태운 어선이 전날 리비아 인근 지중해에서 전복돼 최소 200여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400명가량이 구조됐다고 밝혔으나 배에 600∼700명가량의 난민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사망 인원이 최대 300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난민들을 태우고 리비아를 떠난 나무배는 해안에서 15해리(25㎞)가량 떨어진 곳에서 기상이 악화되면서 구조 신호를 보냈다. 시칠리아 카타니아의 해안경비대는 즉시 국경없는의사회의 ‘디그너티 원’과 아일랜드 순양함 ‘르 니암’을 보내 구조를 시도했다. 그러나 구조를 기다리던 난민들이 먼저 도착한 르 니암에 옮겨 타기 위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무게중심을 잃고 뒤집힌 것으로 전해졌다. 5일까지 25명의 시신이 수습된 가운데 선체에 많은 사람이 갇혀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한 난민은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영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난민이 몰려드는 영불해저터널(유로터널) 구간에서 난민이 몰래 탔다가 적발된 트럭의 운전사와 화물운송 회사들에 400만 파운드(약 73억2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