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경영권 분란 파문이 ‘롯데=일본 기업’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롯데 임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6일 “그동안 법인세 성실 납부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왔고, 경제단체 활동도 열심히 하며 국가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경영권 다툼으로 여론이 워낙 나쁘다 보니 친일기업 논란에 대해 제대로 된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논란은 한국 롯데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지분구조 문제에서 비롯됐다. 실제 한국 롯데그룹이 지난 10년간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사들에 총 2486억원을 배당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부 유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롯데는 배당액이 10년간 전체 순익(28조6318억원)의 0.9%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난 한해에만 국내에 낸 법인세는 7000억원이 넘는다.
롯데는 경제단체 활동에도 국내 어느 기업보다 열심히 참여했다. 국민일보가 대한상공회의소에 문의한 결과 롯데는 국내 기업 중 대한상의 회비를 가장 많이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순위 5위이지만 1∼4위인 삼성, 현대차, SK, LG보다 많은 회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회비 액수는 매출액 기준이지만 상한액이 있다 보니 매출액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내지는 않는다. 일부 기업은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대한상의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롯데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도 회의 참석률이 저조한 4대그룹 회장을 대신해 모임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의 경영방식과 지배구조에 문제가 많지만 롯데가 해 온 여러 긍정적인 역할을 무시하고 무조건 나쁜 기업, 일본 기업으로 매도하는 것도 지나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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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7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