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사내게시판에 퇴사 부기장이 쓴 글 장문의 답변 글 올려 위로

입력 2015-08-07 02:15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6일 사내 익명 전자게시판인 ‘소통광장’에 직접 장문의 글을 올렸다. 대한항공을 퇴사하는 부기장 최모씨가 지난 4일 ‘조양호 회장님께’라는 글을 통해 대한항공의 불통 문화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한 답변 형식의 글이었다. 최씨는 자신의 글에서 “대한항공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국민에게서 받은 모욕과 질타는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몫이었다”며 “지금 회장님 곁에는 아첨꾼, 탐관오리 같은 이들만 남아 있다. 직원들, 특히 운항 승무원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에 조 회장은 ‘회장님께’라는 제목의 답변 글에서 “회사를 떠나면서 준 진심이 느껴지는 제안 고맙다”며 “최 부기장의 글뿐만 아니라 소통광장을 통해 올라오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들 중 합리적인 제안은 회사 경영에 반영해 나가고 있다”고 적었다. 조 회장은 이어 “더 이상 대한항공 안에서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겠지만 최 부기장의 의견은 참고해 반영토록 하겠다”며 “다른 곳에서도 멋진 기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이번 글 외에도 소통광장에 올라오는 글에 직접 댓글을 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통광장이 익명게시판이어서 내용상 조 회장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댓글 숫자는 확인되지 않는다. 최씨는 조 회장의 답변 글에 “읽어주셔서 고맙다. 떠나는 제가 후회할 수 있도록 대한항공을 직원들이 행복한 항공사로 만들어 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소통광장은 지난 3월 ‘조현아 땅콩회항 사태’를 겪은 뒤 대한항공 사내 소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4개월간 70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