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의장주교 김근상)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본성공회 주교회와 교환한 메시지를 6일 공개했다. 양국 성공회는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과거 식민 지배와 피지배 경험을 지닌 두 나라가 화해의 열매를 맺어 세계성공회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자”고 다짐했다.
일본성공회 주교회는 부활절인 지난 4월 5일 ‘전후 70주년에 즈음하여’란 제목의 메시지를 대한성공회에 보내왔다. 이들은 메시지에서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났지만 전쟁 피해로 인한 온갖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며 “특히 우리는 일본이 침략한 나라들과의 화해와 평화가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수년간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헌법 9조 개정 시도 등 일본의 재군사화 움직임과 오키나와 미군기지 고착화, 한국 및 중국과 관계 악화에 대해 우려했다. 일본에서 격화되고 있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혐오 발언)’로 인한 인권 침해도 경계했다.
일본성공회 주교회는 “우리들은 일본 사회에서 작은 무리지만 주 그리스도를 예배하고 봉사하는 공동체로서 각 지역 ‘평화의 징표’가 될 수 있다”며 “1996년 총회에서 결의한 ‘일본성공회의 전쟁책임 선언’과 ‘일본성공회 선교와 목회 10년 제언’을 성실히 실천해 주께서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보여주신 화해와 평화를 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성공회 주교원은 지난 1일 일본성공회에 응답메시지를 보냈다. 대한성공회는 “평화의 징표가 되고 화해의 도구가 되려는 일본성공회의 선교적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우리 역시 작은 교회지만 함께 형제애적 협력관계를 성숙시켜 양국이 화해의 열매를 맺고 이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길 소망한다”고 화답했다.
양민경 기자
日 성공회 “일본 사회 평화의 징표 되겠다” 韓 성공회 “화해로 하나님 영광 드러내자”
입력 2015-08-07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