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서 바울 사도는 에베소교회 장로들을 불러 마지막 말씀을 나누며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닮아가려 애를 쓰는 가운데 ‘내려놓음’은 간절한 화두가 됐습니다. 그런데 어떤 노력을 해도 내려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내려놓으려 하면 할수록 왜 그리도 지저분한 것들이 내 안에 많은지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성령은 말씀하셨습니다. “내려놓아야 할 너의 것이 무엇이냐?” 나의 진정한 소유가 무엇입니까. 저는 깊이 묵상했습니다. ‘내 것이 무엇이지?’ 생명이 나의 것일까요. 아내가 나의 것인가요. 두 아들이 과연 내 것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제 지갑에 들어 있는 몇 푼의 돈마저 진정한 내 소유가 아니었습니다. 당장 주님께서 나를 부르시면 그 돈은 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이 되지 않나요.
순간 하나님의 은혜로 제게 깨달음이 임했습니다. 내 것은 단 하나도 없구나! 내 몸마저도 내 것은 아니구나! 하나님 것이었구나! 내 것이라면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아니 내려놓아야만 합니다. 내려놓지 않고는 하나님의 나라에 갈 수 없습니다. 내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내려놓을 수 있습니까. 내 것만 내려놓을 수 있지 않나요.
이제 고백합니다.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나누는 것이어야 함을…. 어릴 적 가난한 아이들에게 점퍼를 벗어주고 새 신발을 벗어준 것은 이를 알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이었음을…. 저는 참 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어머니의 태중에서도 미리 아시고 그 길로 나를 인도하셨는데 저는 그제야 나누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해 그분의 이름을 높이는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1998년 10월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한 청년에게 제 왼쪽 신장을 주었습니다. 저의 회복 과정을 지켜보던 동생 백정선(창원 세광교회) 안수집사도 신장을 기증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동생은 1년 후 수원의 한 청년에게 신장을 기증했습니다.
저희 교회는 매우 작습니다. 그러나 자랑할 일은 있습니다. 서로 사랑할 줄 아는 교회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함께할 수 있는 교회입니다. 우리는 작고 약하며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나눌 줄 아는 교회가 되고 있음을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작년에 월드비전을 통해 전 세계 7개국의 아동 14명을 섬기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거의 한 가정에 한 아동씩 사랑으로 품은 것이지요. 그런데 이 일을 통해 우리는 더 큰 축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받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우리에게 누군가를 품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세계를 향한 비전에 눈을 뜨게 했습니다.
“나눌 수 있음이 축복입니다”라는 말을 전하면서 여러분도 함께 나누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백홍선 울산 성산제일교회 목사
[월드비전 나눔설교] ‘나눔’과 나의 믿음, 나의 삶
입력 2015-08-07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