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최범선] 참는 지혜

입력 2015-08-07 00:40

최근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는 보복운전이다. 운전 중 발생하는 다툼이나 분을 참지 못해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는 보복운전. 이러한 보복운전이 가져온 끔찍한 사고에 관한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정부는 보복운전을 철저히 단속하고 법으로 다스리겠다고 하지만 그 단속의 범위를 벗어난 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보복운전을 어떻게 미연에 막을 수 있겠는가.

자동차는 인류에게 매우 소중한 발명품이다. 자동차의 등장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최근 들어 자동차의 발전은 가히 놀랄 만하다. 자동차의 성능은 날이 갈수록 놀라워지고 있어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주차를 쉽게 하는 장치, 운전자가 아무 조작을 하지 않아도 안전운행을 할 수 있는 장치 등 상상을 초월한 ‘발전’이 진행 중이다.

모든 이들에게 자동차는 필수품처럼 여겨지고 있다. 집보다 먼저 차를 선호하는 시대이며, 모든 가정마다 자동차가 필수 생활용품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편리하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인간의 됨됨이가 온전하지 못할 때 그처럼 소중한 도구가 인류를 해치는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명 자동차는 인간에게 유익한 물건이지만 자동차를 운전할 인간이 준비되지 못한다면 자동차는 끔찍한 흉기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준다.

언젠가는 운전면허를 발급하기 전 인간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심성평가가 선행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공감을 얻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교통사고로 부모가 숨을 거두면서 가정이 해체된 경우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경제적 고통을 겪거나 평생 장애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하는 이웃을 만날 수 있으며 부모 모두를 교통사고로 잃고 고아가 된 아픈 사연이 있는 가정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자동차를 다루기에 앞서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 나의 작은 실수, 또는 나의 어리석은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나와 이웃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핸들을 잡기 전 한 번 더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동차를 몰고 거리로 나오면 우리는 정말 많은 사람, 다양한 상황을 접하게 된다. 모두가 내 마음에 맞거나, 내가 능히 수용할 수 있는 상황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지 않았던 상황,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숱하게 만난다. 우리는 자동차를 운전하기에 앞서 자신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잠언 29장 11절에는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노를 다 드러내어도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억제하느니라”라고 기술돼 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마다 한 번쯤 기억해야 할 구절이다. 화나게 하는 그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참겠다는 결심을 한 뒤에 운전대를 잡는다면 보복운전은 사라질 것이다.

당신은 화나는 상황마다 모두 화를 내는 미련한 사람인가, 아니면 화가 나는 모든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화를 인내하는 지혜로운 사람인가. 우리 모두 자동차를 운전할 때마다 아끼는 자동차를 잘 다스리기에 앞서 소중한 자신의 마음을 먼저 잘 다스릴 줄 아는 지혜로운 자가 되어 우리 사회에서 보복운전의 위협을 몰아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최범선 목사(용두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