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여사 잘 챙기지 않고 日 타박 뉴스만 나간 것 죄송”

입력 2015-08-06 03:02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 근령(사진)씨가 “우리가 위안부 여사님들을 더 잘 챙기지 않고 자꾸 일본만 타박하는 뉴스만 나간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4일 밤 일본 동영상 포털사이트 니코니코에서 방영된 1시간50분가량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이제 잘살게 됐으니 한국의 힘으로 피해자를 모셔야 한다’는 취지로 이같이 언급했다. 근령씨는 “대부분의 한국 국민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한국을 많이 사랑해주기를 바란다”고 일본 네티즌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또 한국이 일본에 과거사 사죄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바람피운 남편의 나쁜 소문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역사를 후퇴시키는 일이다. 한국의 국익에 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근령씨는 일본 정치권 인사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등이 문제 삼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생각한다”며 “혈손이 어떻게 부모를, 자신의 선조를 참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설마하니 아베 총리께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시면서 ‘앞으로 또 전쟁을 일으켜서…’ 이렇게 참배하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사망했지만, 자신이 김 전 부장의 유족이나 지인이 그의 묘소를 참배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는 예를 들기도 했다.

근령씨는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히로히토(1901∼1989) 일왕이 과거사에 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을 언급하며 “총리가 바뀔 때마다 반복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지칭하기까지 했다.

근령씨는 “일본은 황국사관을 근본으로 한 천황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총리가 선거에 의해서 바뀐다 하더라도 이런 표현 저런 표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야기하고 정책을 펴나간다고 해도 천황께서 어떻게 언급을 하셨느냐 하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냐”고 일본을 옹호했다. 이어 “왜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께서 천황폐하를 그렇게 알현하신 것에 대해서 말을 안 하고 있느냐”며 “한동네에서도 이웃과 자꾸 서로 타박하면 창피하듯이 과거문제를 가지고 자꾸 갈등을 빚는 것은 국가적으로 참 창피한 노릇”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우리나라로 돌렸다.

그는 일본이 국교정상화 이후 한국의 근대화나 한센병 퇴치 등에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하며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뜻도 밝혔다.

근령씨는 인터뷰 도중 아키히토 일왕이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을 만나 과거사에 관해 언급한 ‘통석의 염’(마음이 아프도록 애석함)을 히로히토 일왕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한 발언으로 소개하거나 고노 담화를 ‘고도 담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