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김부겸·유승민… 비주류들의 조우

입력 2015-08-06 02:41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 두 번째)가 5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같은 당 박상천 상임고문 빈소에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채정 전 국회의장, 손 전 대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유은혜 대변인, 신기남 의원, 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연합뉴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이 5일 박상천 상임고문의 빈소를 동시에 찾았다. 야권의 신당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당내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 정치인으로 꼽히는 두 유력주자가 모이면서 일각에선 “신당 창당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 이후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던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같이 자리해 손 전 대표, 김 전 의원과 서로 술잔을 주고받는 장면도 펼쳐졌다.

오후 서울성모병원의 빈소를 찾은 손 전 대표는 2008년 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이 출범했을 때 박 상임고문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다. 7·30재보선에서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굴집’에 칩거 중인 손 전 대표는 정계복귀 여부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조문 여부를 한동안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상임고문이 이렇게 위중하신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어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마음의 충격이 컸고 제가 찾아뵙지 못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대표 때 모든 걸 제게 양보해주시고 오직 당의 단합과 승리를 위해 힘써주신 고인의 뜻을 깊이 기리면서 이제 편안하게 영면하시기를 빈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맞은편에 앉은 유 전 원내대표에게 “얼굴이 좋다”고 인사를 건넸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손 (전) 대표 왔지, 유 (전 원내) 대표 왔지. 여기 신당 창당 하나 하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