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전후 70년 담화 14일 각의 거쳐 발표할 듯

입력 2015-08-06 03:12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를 종전기념일 하루 전인 14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그러나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는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한·일 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담화에선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을 때처럼 2차 대전에 대한 반성을 언급한 뒤 전후 평화국가로서 일본이 걸어온 길과 향후 국제 공헌 등 미래지향적 자세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전후 50년 담화인 무라야마 담화의 4대 키워드인 ‘식민지배’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가운데 ‘(지난 대전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침략’만 담화에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침략’은 중·일 관계를 의식해 담화에 직접 반영하거나 담화와 관련한 회견 등에서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담화 관련 총리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 간담회’로부터 최종 보고서를 받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침략의 의미가 정해진 게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일본이 침략 전쟁을 일으켰다고 인정하는 것에 부정적 반응을 보여 어떤 문구를 넣을지는 결국 아베 총리의 선택에 달렸다.

당초 아베 내각은 한국과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담화를 총리 개인 명의로 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각의 결정을 거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화가 각의 결정을 거칠 경우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로 해석된다. 무라야마 담화와 전후 60년 담화(고이즈미 담화)는 모두 각의 결정을 거쳐 발표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