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개선 위해 한강 신곡보 철거해야” 환경련, 공개 설명회 열어

입력 2015-08-06 02:44

환경운동단체가 김포대교 하류 한강에 있는 신곡수중보 철거 필요성을 다시 공론화하고 나섰다. 취수 시설 이전 등으로 신곡보의 식수 확보 용도가 거의 사라졌고 보로 인해 상류에 녹조가 발생하는 등 수질이 악화되고 있어 철거를 통해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등이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철거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라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공개 설명회를 열고 신곡수중보 철거에 따른 영향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신곡수중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차단됐고 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퇴적되면서 한강수질이 급속히 나빠졌고 생태계 이상현상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명회에서는 대한하천학회가 서울시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신곡보 철거 영향 분석’ 보고서 요약본이 공개됐다. 보고서는 신곡보와 관련 4가지 대안(전면 철거, 구조 변경, 수문 운영방법 개선, 현재 상태 유지)의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비교한 후 철거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신곡보를 전면 철거할 경우 갈수기 및 여름철 조류(藻類) 발생이 최대 19%까지 감소하는 등 수질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중랑천과 탄천합류부, 밤섬과 여의도 인근 등에 백사장이 복원되거나 수변부 육상면적이 증가해 수변 식생 및 야생조류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47억원에 달하는 준설비용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신곡보를 철거하면 하류의 생태계 다양성이 상류까지 올라가 전체적으로 종 다양성과 개체수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곡보를 관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철거에 반대하고 있다. 신곡보를 철거하면 한강 수위 저하로 주변 지하수위가 낮아져 한강 주변 도로, 건축물, 지하매설물 등의 지반이 침하되거나 변형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유람선 등 각종 수상레저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은 이에 “서울·고양·김포시 등 관련 지자체와 지역 시민,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신곡수중보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신곡수중보는 한강종합개발의 일환으로 1988년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신곡리와 경기도 고양시 신평동 사이에 건설된 총 연장 1007m의 수중보다. 883m는 고정보이고 백마섬과 김포 사이 124m는 수문이 설치된 가동보로 이뤄져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