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책을 읽기 시작한 역사는 짧다. 서구에서는 고작 300년 밖에 안 된다. 18세기 전까지 독서는 종교, 지식, 전통과 맥락을 같이하며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어떻게 독서는 현재 여성 지배적인 현상으로 바뀌게 된 것일까.
18세기 여성들의 독서는 시낭송회, 연애소설에서 자유, 독립, 남녀평등을 말하는 소설로 이어졌다. 한 세기를 거치며 여성들은 더 적극적이 됐다. 제인 오스틴은 동시대 여성들에게 더 독립적인 삶을 원한다면 책, 특히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줬다. 메리 셸리는 스위스 제네바 호숫가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의 괴물을 창조해냈다.
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 했던 버지니아 울프는 굶주린 사람처럼 책을 읽어댔다. 20세기 초반 책 읽는 여자들은 출판업자가 됐고, 서점을 열었고, 금지된 소설을 불법으로 인쇄했다. 책은 여성의 독서를 “욕망의 유혹과 도덕적 강박 사이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여자로서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저자는 수전 손택의 말을 빌어 여성의 독서를 이렇게 정리했다. “독서는 자기 자신으로 있을 필요가 없는 승리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손에 잡히는 책] 여성들, 독립적인 삶 원하면 책 읽어라
입력 2015-08-07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