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1조원대 롯데사업’ 노심초사

입력 2015-08-06 02:59

울산시와 지역 경제계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울산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고향으로 롯데그룹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영권 싸움 여파로 사업이 표류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롯데호텔이 지난달 울산 중심가에 비즈니스호텔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는 등 롯데그룹은 울산에 1조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KTX울산역 앞 7만6000㎡ 부지에 4600억원 규모의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 측은 지난 6월 초 울산시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롯데 측은 복합환승센터와 함께 대형 아웃렛 건립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환승센터는 그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KTX울산역세권의 주요 시설로 전체 역세권 개발 사업을 이끌고 있다.

또 롯데그룹은 6년간 중단됐던 북구 강동워터파크와 리조트 공사도 올 하반기에 착수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5월 울산시와 업무협약을 하고 북구 정자동 일대 10만8985㎡에 전체면적 9만9100㎡의 리조트·워터파크 공사를 재개해 2017년 말 개장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공사 재개에 필요한 2800억원의 자금조달 방안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리조트는 2007년 2월 착공했으나 경기 불황 등으로 2009년 공정 37% 상태에서 중단되면서 6년째 방치됐다. 그러다 지난해 말 김기현 울산시장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면서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롯데건설과 최초 사업 시행자가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6월에는 이 사업 시행자가 롯데건설 등을 상대로 총 600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에 휘말리면서 주춤하고 있다.

울산 지역 경제계에서는 롯데그룹의 내부 사정이 불투명해지면서 KTX울산역 주변의 역세권 사업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후 롯데 측의 내부 사정 파악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강동권 개발의 경우 이달 안에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1922년 경상남도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태어나 18세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 신 회장은 1970년 대암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자 이주민을 위로하기 위한 ‘둔기회’를 만들고 매년 5월에 마을잔치를 열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