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어머니가 물에 빠졌는데 한 사람만 구할 수 있다면 누구를 구하겠습니까?”(46쪽) 누구나 한번쯤 우스갯소리로 주고받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좀 익살스럽지만 상당히 고민스러운 질문이지요.
지난달 중국의 한 도시에서 일어난 실화입니다. 고부가 말다툼을 하다가 서로 죽겠다고 강으로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말리던 남자는 누구를 구했을까요. 이 남성은 자신의 어머니를 먼저 구했습니다. 그는 “어머니가 더 연로하시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답니다. 젊은 아내는 수영을 해서라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그 남자의 아내도 주변 사람들에 의해 구조됐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아내와 자식이 동시에 물에 빠졌다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습니까?”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사고인데요. 물에 빠진 아들은 그냥 물속으로 흘려보내고 아내를 구했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가끔 농담으로 하던 말이 눈앞에 벌어진 것이지요.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자식 가진 부모들은 가슴이 무너지는 듯한 슬픈 감정에 빠져 들었다고 합니다.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이 일어난 것이지요. 그 남자의 선택은 아들 대신 아내였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자식이야 또 낳으면 되지만 아내는 잃으면 다시 낳을 수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말이 그렇지 어디, 쉽게 잊어지겠습니까. 절체절명의 순간, 아들을 버려야 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그 찢어지는 아픈 심정을 이루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 그 부부는 일평생 가슴속에 잃어버린 아들을 묻고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내와 어머니 사이의 남편과 아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옳을까요? 세월에 따라 답변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세상의 많은 효자들의 대답은 한결 같다고 합니다. 신혼 초에는 이구동성으로 “물론, 어머니지!”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40대가 되면 “엄마한테는 절대로 말하지 마라, 당신부터 구해줄게”라고요. 그런데 오십 줄에 들어선 남자의 대답은 이렇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당신하고 어머니하고 수영을 배우는 게 좋을 것 같다. 요즘 내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거든. 그러니까 위험한 물가엔 아예 갈 생각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이 책은 가장 애틋해야 할 사이임에도 사랑하지 못해 황량한 삶을 이어 가는 부모와 자녀, 남편과 아내들에게 가정을 세우신 하나님의 뜻을 돌이켜 보게 합니다. 그 뜻을 따르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근본적인 회복과 화해의 길을 보여줍니다. 가족 간의 갈등 속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 가정 안에 있으면서도 가정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 그리고 이혼의 위기에 있거나 이혼의 상흔 속에서도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가슴 시리도록 아프지만 그리운 이름 가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도 외로울 수 있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외롭지 않습니다.” 저자는 가정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그분의 질서에 따라 이 땅에 직접 세우신 기관이므로, 인간은 가정 안에서 가족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받아들임으로써 참 인간으로 완성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세 가지 큰 기둥으로 가족사랑을 얘기합니다. 먼저 1부 ‘가정을 주신 경륜을 생각하라’에서는 가정을 세우신 하나님의 사랑과 가정을 세우는 원리를 소개합니다.
2부 ‘가정의 질서를 세우라’에서는 아내의 덕목(복종), 남편의 덕목(사랑), 자녀의 덕목(순종), 부모의 덕목(낙심케 하지마라)을 소개합니다. 3부는 ‘남겨진 또 하나의 문제, 이혼’ 문제를 다룹니다. 이혼을 생각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부부 관계의 어려움이 극심하여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고 여겨질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위해 어떻게 끝까지 사랑하셨는지를 생각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이 결혼 관계를 아름답게 유지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저자는 마지막 장인 ‘이혼한 그대에게’ 코너에서 신학자 볼트만이 한 명언을 소개합니다. “인간이 극심하게 고통 받을 때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묻지만 바로 그 때 주님께서는 그들 가까이에서 고난에 동참하고 계십니다.”
저자는 성경의 인물로 책을 마무리 합니다. 쌍둥이 형제 에서와 야곱의 생애를 각색해 풀이합니다. 형의 보복이 두려워 도망치듯 혈혈단신으로 밧단아람으로 갔던 야곱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의 아버지로 거듭나게 한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의 가정이 상처투성이입니까? 차라리 아버지가 없었으면 더 나을 뻔하였다고 생각합니까?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습니까? 이제 다 컸다고 부모를 무시합니까? 가족 관계가 회복되리라는 꿈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열림교회 담임목사인 저자는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은 항상 성경 안에 있다”면서 “하나님은 야곱에게 하셨던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하신다”고 강조합니다. 사랑해야 함을 알면서도 그 사랑이 고통이 되는 이 시대의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들, 그리고 남편과 아내에게 “가슴 시리도록 그립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창 35:1)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가족이 미운가요? 성경에 해답이 있습니다
입력 2015-08-07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