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나는 中 증시… 투자자들 “어쩔꼬”

입력 2015-08-06 02:44
중국증시가 폭락과 반등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도 향후 중국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서방 언론에서는 중국 정부의 엇박자 대응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5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1.97포인트(1.65%) 하락한 3694.57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사들은 일단 8월은 위험하다고 본다. 하나대투증권 김경환 연구원은 “8월은 취약한 투자심리와 수급이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며 “반등할 때마다 분할매도해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의 안정화 대책으로 상하이종합지수가 3500∼3600선으로 지지선을 만들 수 있지만 경기부진과 정부정책 불신 등이 겹쳐 기술적 반등이 제한될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증권도 고객들을 대상으로 중국 투자자산을 10% 이내로 줄이라고 권고하는 등 중국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다.

다만 중국의 성장 추세가 안정적인 만큼 증시에서 아예 발을 빼기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장기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4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중국 주식을 팔 때가 아니다”며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분할매수 방식의 ‘적립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서명석 사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은 펀더멘털(기초체력)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신용거래 때문”이라며 “중국 주식을 매수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3500포인트를 저점으로 보고 단기적으로 45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고 말했다. 반면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정책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한 지난 6월 중국의 각 규제기관 사이 엇박자가 폭락장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인민은행은 6월 27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고 지급준비율도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쓴 반면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기업들의 증시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무더기로 승인했다. 이후 실물경기가 부진한 탓에 단기 부양효과가 반감된 데다 수익률이 높은 IPO 공모청약에 자금이 몰려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