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질적 항공기 지연 손본다

입력 2015-08-06 02:27
중국 항공당국이 악명 높은 항공기 지연 운항에 칼을 대기 시작했다. 중국민용항공국은 지난 3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고에서 최근 몇 달간 대형 항공기 연착 관리를 잘못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선전 바오안국제공항의 신규 노선과 항공기, 전세기 취항을 연말까지 금지한다고 밝혔다. 광저우민항직업기술학원의 치치 교수는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다른 공항에 경고 메시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비행기로 이동하다 보면 아무 설명 없이 1∼2시간 출발이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중국의 항공기 지연 운항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민항국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공항의 항공기 정시 출발률은 68%에 불과해 통계가 공개된 2006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항공기 10대 중 3대는 지연 출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시 출발률이 50%에 불과한 공항도 많다. 리쥔 항공운수협회 이사장은 최근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지연 운항은) 기상 악화로 인한 연착을 제외하고는 낙후된 중국 항공 관리 체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공군의 통제 속에 하늘 길의 20%가량만 민간항공에 개방된 상태에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 제2차 세계대전 및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리는 9월 3일에도 오전 9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베이징의 2개 공항이 폐쇄된다. 이 경우 항공기 269편의 운항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 동부와 중부의 12개 공항에서 대규모 지연 출발 사태가 벌어졌는데 뒤늦게 중국군의 군사훈련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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