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슈틸리케 감독, 나보다 한국 축구 더 생각”

입력 2015-08-06 02:51

“슈틸리케 감독은 나보다 한국 축구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한다.”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과 함께 중국 우한을 찾은 대한축구협회 이용수(사진) 기술위원장이 4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열정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며 선임 과정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기술위원장을 맡아 한국이 4강 신화를 쓰는 데 큰 힘을 보탠 이 위원장은 12년 만인 지난해 7월 다시 위원장에 선임됐다.

그는 홍명보 전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후임을 선임하기 위해 런던을 방문했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영입 1순위는 아니었다”며 “앞 순위 감독들에게 의사를 타진을 했을 때 (한국 축구에) 관심 없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의 성품에 대해선 “대표팀 감독으로서 한 경기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도 피곤해진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한일월드컵과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하는 월드컵 관련 전략 회의가 열렸는데,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김 대통령이 갑자기 그를 찾았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갈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으셨다”며 “‘우리가 월드컵을 위해 2조원을 넘게 들였고 일본과 경쟁도 한다. 16강은 확률의 문제라기보다는 전 국민이 선수들한테 내린 지상 명령이다. 16강에 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해 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고 답했고 대통령도 수긍하시는 듯했다”고 전했다.

김태현 기자, 연합뉴스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