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마을 전도집회는 준비기도로 영적무장을 한 탓인지 지역사회에 엄청난 영적 바람을 일으켰다.
미국에서 온 35명의 성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오전엔 어린이 집회, 오후엔 장년 집회를 열었다. 마을 중앙 공터에 대형 천막을 치고 집회를 열었는데 어린이 집회엔 2500여명, 장년 집회엔 4000여명이 모이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기도할 때 병자가 치유되고 회개의 역사, 성령의 역사가 마을을 흔들어 놓았다. 하나님께서 이 마을에 영권을 부어 주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이 실현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3일간 수많은 무슬림에게 예수를 소개했다. 마지막 날에는 ‘예수’란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
이번 집회에는 무슬림의 공격이나 방해도 없었다. 자극하지 않으려고 유의도 했지만 군부대가 주도한 불량배 소탕작전의 여파가 큰 듯했다. 이렇게 전도집회를 은혜롭게 잘 끝내고 나니 교회부흥이 기다리고 있었다. 집회에 참석해 은혜를 받고 변화된 이들이 성도가 된 것이다. 이제 우리 마을에서만큼은 교회에 나가는 것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가 됐다.
그러나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 모습을 주시하며 조용히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것은 교회에 대한 헛소문을 지어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예배 중에 갖는 성찬식을 보고 성도들에게 돼지피를 마시게 한다고 하거나 코란을 밟고 저주를 하게 한 다음에 세례를 준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또 저녁에 철야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고 몰라떽교회는 밤마다 남녀가 모여 혼음을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을 냈다.
소문은 점점 퍼져 나갔고 이로 인해 교회가 받는 핍박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성도들이 친척과 주민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가는 일들이 또 일어났다. 언제까지 같은 일이 반복돼야 하는지 “오! 주여!”를 외치지만 해결책은 없었다.
학교운영비 조달이 안 되면 난 미국을 방문해 교회순방을 하며 후원을 받았다. 여러 차례 와 준 미국 교포 선교팀이 우리 사역의 중요성을 보고 소문을 내주어 교포교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LA교회를 순회하고 있을 때였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아내에게 갑작스럽게 연락이 왔는데 교회에 폭탄이 터졌다고 했다.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며 학생들이 얼마나 다쳤을지가 제일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다행히 학교 건물이 아니라 화장실 옥상에 폭탄이 떨어져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동시에 교회 사역자들이 마을 청년들의 공격을 받아 크게 다치고 성도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아내는 모금을 중단하고 무조건 들어오라고 했다. 아내는 혼자 무서워 너무 힘들다며 거의 울먹였다.
서둘러 돌아와 보니 학교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학교를 무장경찰이 지키고 있었다. 당시 방글라데시는 총선이 끝나 정권이 바뀌어 어수선했는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곳저곳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었다. 우리 학교도 여기에 타깃이 된 것 같았다. 이들은 3일 내로 학교와 교회 문을 닫지 않으면 2차 테러를 감행, 사람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모두들 학교와 교회 문을 닫자고 했지만 우리는 금식하며 하나님의 인도를 간구했다. 그런데 금식 3일째 되던 날 테러범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교와 교회가 우리 방글라데시 빈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소. 더 이상 테러는 안 할 테니 대신 이슬람 신자들을 개종시키는 일은 그만두시오.”
우리는 이 전화가 기도의 응답이라 확신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교회와 학교 문을 다시 활짝 열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역경의 열매] 박천록 (13) 마을 전도집회 3일간 6500명 참석 ‘영적 바람’
입력 2015-08-07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