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내정자는… 메르스가 앉힌 17년 만의 ‘의사’ 복지장관

입력 2015-08-05 02:45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소아 뇌성마비 분야에서 유명한 정형외과 전문의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근무했다. 2008년 분당서울대병원장에 취임해 2010, 2012년 3차례 연임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최근 수년간 성장한 배경에는 그의 경영능력이 발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병원장 재임 중 ‘감성경영’을 내걸고 트위터를 이용하는 등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정 내정자는 4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인인 제가 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것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복지와 더불어 보건의료체계를 더욱 발전시키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은 17년 만이다. 가장 가까이는 김대중정부에서 1998년 3월 취임한 주양자 전 장관이 의사 출신이었다. 주 전 장관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두 달도 안 돼 낙마했다. 1993년 김영삼정부의 첫 보건사회부 장관에 발탁된 박양실 전 장관도 의사 출신이다. 역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10일 만에 중도하차했다. 17년 만의 ‘의사 발탁’은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보건의료 시스템의 여러 문제를 고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 발탁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이 현 정부에서 ‘뜨고’ 있는 상황도 반영됐다는 시각이 있다. 현재 박 대통령 주치의는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서창석 교수다. 지난해 9월 내정 당시 이 병원에서 첫 대통령 주치의가 배출돼 화제를 모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의료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보건부 병원의 스마트병원 솔루션 사업(약 650만 달러 규모)을 수주했으며 지난 4월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지난 3월 박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에 동행했다.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해 초등학교 등을 찾았을 때는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의 김홍빈 교수가 메르스 즉각대응팀 부팀장 자격으로 동행했다.

정 내정자는 부인 이지연(57)씨와의 사이에 딸이 둘 있다.

△서울(60) △서울고·서울대 의대 학·석·박사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과장 △대한병원협회 기획이사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