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을 재건 헌신에 주민들 “짜이 머시” 화답… 지구촌사랑나눔 네팔 현지 이재민센터 준공식

입력 2015-08-05 00:19 수정 2015-08-05 16:58
황용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등 ㈔지구촌사랑나눔 및 기장 이주민선교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네팔 카트만두 골둥가 초가운 마을에서 ‘네코초 하우스’ 준공식을 가진 뒤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초가운 마을에서 열린 '네코초 하우스' 준공식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전통 의상을 입고 기뻐하는 지구촌사랑나눔 이선희 부대표(가운데).
네팔 수도 카트만두 중심지에서 북쪽으로 5㎞가량 떨어진 골둥가 초가운 마을. 가난한 나라 네팔에서도 소외된 소수의 따망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자동차 한 대가 들어가기도 힘든 좁은 산기슭을 따라 오르니 지진으로 불타서 폐허가 된 주택들과 양철 지붕으로 만들어진 임시 주택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 지역은 지난 4월 25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75채의 주택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달 31일 한 달 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지구촌사랑나눔 봉사단원들이 마을로 들어서자 지역 주민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짜이 머시(예수 승리)”라고 인사하며 환하게 웃었다. ‘짜이 머시’는 네팔에서 기독교인들끼리 나누는 인사말이다. 어린이들은 지구촌사랑나눔 봉사단원들의 품에 안기며 반가운 마음을 표현했다.

지구촌사랑나눔 봉사단원들의 이날 방문은 대형 이재민센터인 ‘네코초 하우스’ 준공식을 하기 위해서다. 네코초 하우스는 학교, 마을회관, 교육센터, 교회, 결혼식 장소 등을 겸한 마을 주민들의 커뮤니티 센터다. 지구촌사랑나눔 봉사단원들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초가운 주민들을 위해 지난 6월 초부터 한 달 동안 네코초 하우스를 건축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건축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대표 등 10여명의 봉사단원들은 새벽예배 후 하루 12시간이 넘도록 일을 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료배식도 했다. 인도에서 달려온 구호단체 관계자들이 주택을 짓는 동안 지구촌사랑나눔은 센터 건축에 전념했다.

봉사단원 중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호활동을 돕기 위해 달려온 이도 있었다. 연약한 자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한국에서 직장까지 그만두고 온 중국동포도 있었다.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김 대표와 중국동포 봉사단원 유성일씨가 일사병에 걸려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건축 기간 내내 빈대와 벼룩에 시달리며 먼지와 햇빛 알레르기, 탈수증세로 고통 받았다.

그들의 눈물어린 헌신으로 아름다운 센터가 탄생했다. 초가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세워진 양철 지붕의 네코초 하우스는 이제 마을 주민 공동의 보금자리가 됐다. 네코초 하우스 앞에 있는 30m 높이의 보리수나무는 이제 마을의 상징이 됐다. 보리수나무 아래 새로 쌓은 축대에 올라서면 카트만두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주민들은 지구촌사랑나눔의 정성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센터 건축공사가 한창일 때 주민들은 건축자재를 함께 나르며 열심히 도왔다. 창세기 1장 1절, 요한복음 3장 16절이 새겨진 봉사단원들의 빨간 조끼를 유심히 쳐다보며 복음에 대해 묻는 사람들도 많았다. 봉사단원들이 가는 곳마다 어린이들이 따라다녔다. 한 주민은 준공식 후 떠나는 봉사단원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염소를 선물했다.

따망족 커뮤니티의 부대표인 폴 바하루 따망은 “한국인 커뮤니티와 연결돼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했다고 다른 마을 사람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지구촌사랑나눔 이선희 부대표는 “힌두교도들이 우리를 통해 예수님이 참 좋은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백할 때 가장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지구촌사랑나눔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4개 학교와 6개 교회, 202개 임시주택, 커뮤니티 센터 등을 건축했다.

카트만두=글·사진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