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내집 사자” 주택대출 껑충… 전세난 내몰린 20대 3년새 50% 가까이 늘어

입력 2015-08-05 02:00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젊은층의 ‘내 집 마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20∼30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급격히 늘었다.

4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주담대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20대 주담대 규모는 2013년 6월 4조397억원에서 지난 6월 6조514억원으로 49.9% 늘었다. 30대는 같은 기간 47조6148억원에서 61조8973억원으로 29.9% 증가했다. 주요 주택 구매층인 40∼50대보다 절대적 규모는 작지만 증가율로 보면 젊은층이 주택시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젊은층 주담대 급증의 원인은 전세난이다. 전세난 심화로 2030세대가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런 움직임을 부채질했다. 기준금리는 2013년 5월 연 2.5%로 낮아진 이후 2년 만에 1% 포인트 인하돼 현재 연 1.5%다. 이자 부담이 그만큼 줄었다. 월세 전환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월세보다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쪽을 선택하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2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분석’ 자료에서 2분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34만74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했다고 밝혔다. 20∼30대가 활발하게 참여했기 때문이다. 1∼5월 30대 이하 주택 매수자 비중은 25.5%로 지난해 하반기(7∼12월) 23.1%보다 2.4% 포인트 늘었다. 수도권으로 한정해 보면 30대 이하 비중은 26.7%로 더 높아진다. 반면 40대 이상의 주택 매수자 비중은 모두 줄었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정책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중장년층의 노후 대비와 경기 부양을 위해 짐을 젊은 세대에 떠넘기는 것 같다”며 “빚을 내 집을 사라고 하는데 집값이 떨어지면 후폭풍이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집값이 지금보다 10% 하락하고 동시에 금리가 2% 포인트 상승하면 지난해 말 기준 10.3%인 위험가구 비율이 14.2%로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박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