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롯데그룹 사장단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을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하고 나섰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신 회장과 한 몸으로 한·일 롯데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이며 쓰쿠다 사장은 신 회장과 이 회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면담할 때 (신 총괄회장이) 굉장히 침착하셨고 아주 문제없게 대화를 나눴지만 도중에 ‘어’ 하고 생각되는 국면이 있었다”며 판단 능력 이상설에 힘을 보탰다. 그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 “같은 질문을 다시 한다든지 내가 일본 담당인데 한국 담당으로 헷갈리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사업 신동빈-일본사업 쓰쿠다’ 체제가 매우 안정적이고 한·일 롯데의 분리는 있을 수 없다”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퇴진은 기업 원칙에 입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단이 이날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대표로 낭독한 성명에서 사장단은 “롯데그룹 모든 회사는 국민과 더불어 성장해온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특정 개인이나 가족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고객, 주주, 파트너사, 18만명에 달하는 직원이 함께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의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 그룹 핵심사업인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은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방문해 신입사원을 격려하고, 오산 물류센터를 둘러봤다. 신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롯데그룹의 경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한 뒤 “국내에서 성장한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진통과정”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신동빈으로 기우는 롯데 형제의 난
입력 2015-08-05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