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에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돼 주민들은 물론 전란을 피해 난민촌에 사는 사람들의 삶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 최대의 난민촌인 자타리 캠프에서는 이날도 40도 이상의 폭염이 계속됐다.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이 41도를 기록했고 홍해 연안의 항구도시 아카바는 기온이 45도까지 치솟았다고 요르단 국영 페트라통신이 전했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자타리 캠프의 야외에서 날계란을 깨트리자마자 바로 익어버리는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요르단 북부에 있는 자타리 캠프에는 시리아 내전 등을 피해 2012년부터 난민이 모여들기 시작해 현재 8만1000명이 넘는 난민이 살고 있다. 더위뿐만 아니라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모래폭풍도 이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캠프 방문을 계기로 100만 달러(약 11억6750만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한 바 있다.
46도를 기록한 이란에서는 열기와 습도가 합쳐지면서 일종의 체감온도인 열파지수가 70도를 넘기는 사례도 기록됐다. 이는 2003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측정된 81도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무더위로 주민들은 대부분 밤에 활동하고 있고, 어디를 가나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다. 범죄도 일어나지 않아 아이들이 밤새 나가 놀아도 걱정하지 않을 정도라고 WP는 전했다.
이라크에서는 5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로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임시 공휴일이 선포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이란 체감온도 70도… 역대 두 번째 폭염
입력 2015-08-05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