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드’로 38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 문숙씨 “매니저 역할 해 준 한효주 조언으로 출연 결심”

입력 2015-08-05 02:32

197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문숙(61·사진)이 38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뷰티 인사이드’에서 주인공 이수(한효주)의 남자친구 우진의 엄마 역을 맡았다. 1977년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이후 처음 영화에 출연했다.

3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문숙은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영화계 사정을 잘 몰라 믿어도 되는 사람이 하는 건지 몰랐다”면서 “그런데 한효주씨가 ‘믿어도 좋은 사람들이다. 해도 좋은 역인 것 같다’고 매니저를 자처해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뷰티 인사이드’는 자고 일어나면 매일 얼굴이 바뀌는 우진과 이를 지켜보는 이수의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우진 역으로는 213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문숙은 영화 속 에피소드에 대해 “나이가 많은 우진 역을 맡은 배우와 포옹하는 장면이 있는데 마치 연인 사이의 포옹처럼 보여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며 웃었다.

고교시절 TV드라마로 데뷔한 문숙은 1974년 이만희(1931∼1975) 감독의 ‘태양을 닮은 소녀’의 주인공을 맡아 백상예술상 신인상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23세 연상의 이 감독과 결혼식을 올려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이듬해 ‘삼포 가는 길’ 주인공을 맡아 촬영을 끝내고 편집을 마무리하던 중 이 감독이 간암으로 숨졌다. 결혼한 지 1년 만이었다. 이 감독이 숨진 후 1개월 만에 개봉된 ‘삼포 가는 길’은 문숙에게 대종상 신인상을 안겨주었다. 75년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미술대학을 나와 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뷰티 인사이드’ 촬영을 위해 귀국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