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동 1번지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은 다음 달 준공된 지 40주년을 맞는다. 1954년부터 의사당으로 쓰던 건물(현 서울시 의회)이 비좁아지자 박정희 대통령은 1966년 새로운 의사당 건립을 지시하기에 이른다. 이듬해 김종필 민주공화당 의장이 신축 부지로 여의도를 결정했고 2년 뒤 제헌절 때 기공식을 가졌다. 공사에 장장 6년의 기간이 걸렸고, 총 135억원이 투입된 대역사였다. 1975년 9월 1일 완공된 국회의사당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손색이 없었다.
‘민의의 전당’답게 건물 곳곳에는 상징적 의미들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대표적인 3가지를 들면 돔 지붕, 본청 팔각기둥, 본회의장 전등이다. 밑지름 64m의 돔 지붕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내라는 뜻이 담겨있다. 높이 32.5m인 화강암 기둥은 전면 8개 등 모두 24개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24절기를 뜻하며 전면 기둥은 전국 8도를 상징한다. 본회의장 전등은 365개로 1년 365일을 의미한다. 즉, 365일 24시간 내내 한눈팔지 말고 전국 8도의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이런 엄중한 의미를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비록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내렸지만 심학봉 의원의 경우가 그렇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3일은 심 의원이 소속된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가 열린 날이었다. 위원 5명 중 한 사람인 그는 그날 대낮에 호텔로 여성을 불러 부정한 관계를 가지다 성폭행 시비를 낳았다. 중요한 의정활동을 내팽개친 채 말이다. 우리나라 의원들의 국회 출석률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현저히 낮다. 법률소비자연맹에 따르면 19대 의원들의 3년간 본회의 평균 재석률은 64.9%, 평균 표결참석률은 72.2%에 불과했다. 미국과 유럽은 90%에 육박한다. 국민을 위해 365일 24시간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우린 엉뚱한 생각을 하는 ‘상팔자 금배지들’이 많다. 농땡이 치는 이런 의원들은 국민이 심판하는 수밖에.
김준동 논설위원 jdkim@kmib.co.kr
[한마당-김준동] 국회의원의 24시
입력 2015-08-05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