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지역 내 이슬람 지도자들과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교회 성도가 점점 늘어날수록 핍박의 강도가 높아졌다. 그들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문제가 생기면 돈을 요구했다. 특히 할 일 없는 불량배들이 교회 주위를 맴돌며 고통을 주었다. 나는 이 사건을 악한 영과의 싸움으로 생각하고 매일 대적기도를 드리며 교회를 훼방하는 세력들을 물리쳐 달라고 뜨겁게 기도했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에 몇 백명의 방글라데시 군인들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길에서 할 일 없이 어슬렁거리는 이들을 무조건 잡아가기 시작했다. 정부가 사회정화 차원에서 폭력배들을 데려가 엄청난 기합을 주고 정신개조를 시켜 내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 이것이 하나님의 기도응답임을 알 수 있었다. 동네엔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그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이들은 잡혀갈까봐 두려워했다. 혹시 우리가 자신들을 신고할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일부는 나를 찾아와 자신들이 개종자들을 때리지 않았다고 말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난 성도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이것 보십시오. 우리가 손을 안 대고 기도만 해도 하나님이 움직이시며 눈엣가시들을 혼내주시잖아요. 주님의 역사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두려워 말고 전도에 최선을 다합시다.”
이 사건은 그동안 움츠려 있던 성도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고 이들도 이제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교회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계속 성장하는 가운데 나를 향한 암살계획이 시도되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미리 발각되도록 해주셔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슬람 청년 17명이 작당한 나의 암살계획은 이랬다. 이들이 우리 교회 성도 한 명을 매수했다. 그 성도는 한밤중에 전화로 “시골에 다녀오다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와 달라”고 했다. 내가 병원을 가기 위해 으슥한 골목길을 지날 때 칼로 나를 찌르고 도망가려는 시나리오를 짜둔 상태였다.
이들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현장에서 쓸 큰 칼을 한 시람의 집에 맡기려 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우리 학교 학부형이었다. 이들이 그에게 칼을 사용할 용도를 말해주는 바람에 학부형이 경찰에 신고를 해 버린 것이다.
이 정보를 받은 경찰은 사건이 일어날 시간까지 기다렸다 작당한 17명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 사건은 지역에서도 큰 뉴스가 되었다. 증거물로 권총과 도끼, 칼 3자루가 압수됐다고 한다. 난 등골이 서늘했다. 그 칼을 학부모집에 맡겨 암살계획이 무위로 돌아간 것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어떤 상황이 되었을지 모른다. 나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더욱 힘을 다해 복음전파에 나섰다.
교회에 나오는 개종자가 드디어 150여명이 되었고 어린이는 그 사이 더 늘어 600여명이 모였다. 주일엔 학교 전체가 사람들과 아이들로 복작거렸다. 나는 이 열기를 모아 다시 한번 전도집회를 열어 보기로 했다. 한번 실패했던 전도집회를 다시 만회하고 싶었다. 성도들은 여전히 반대했지만 우선 100일 작정기도로 준비했다.
“주님 이슬람이 대부분인 이곳 몰라떽이 복음의 전진기지가 되게 하옵소서. 다시 한번 전도집회를 열어 주민 3000명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기도 결과 미국 LA한인교회에서 35명의 지원선교팀이 오기로 했고 이번에는 우리 학교 학생들도 찬양과 연극을 준비했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재롱을 보고 마음이 누그러지길 바랐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역경의 열매] 박천록 (12) “전도 훼방하던 폭력배들, 나에 대해 암살 시도”
입력 2015-08-06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