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북하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93) 여사의 일정과 수행단 규모가 최종 확정됐다.
북한은 3일 김대중평화센터로 초청장을 보내 방북 일정(5∼8일)과 이 여사 등 19명을 초청했다. 방북단에는 김성재(전 문화부 장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와 윤철구 사무총장 등이 포함됐다. 수행이 예상됐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도 배제된 채 주로 실무자 위주로 구성됐다고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밝혔다.
숙소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2011년 조문 방문 시 사용한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호텔로 정해졌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평양산원, 애육원, 아동병원, 묘향산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남북은 물론 북한 대 6자회담 당사국 간 현안이 산적한 데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고조되는 시기에 이뤄진 방북인 만큼 그 성과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최고 지도부가 이 여사에 대해 항상 각별하게 예우해 왔다는 점에서 고위층과의 면담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반면 이 여사가 정부 메시지를 일절 지니지 않고 ‘나홀로’ 방북하는 만큼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비관적 전망도 존재한다.
우리 정부는 통상 주요 인사가 방북할 경우 북측에 전할 메시지를 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대북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 여사 방북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도 “개인 일정이어서 우리가 특별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남북 간에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성사 의지를 밝힌 추석 전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8·15공동행사, 금강산관광 재개 여부, 개성공단 정상화, 북핵 협상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고령의 이 여사가 정부 지원 없이 이런 현안에 대해 성과를 들고 오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모든 건 가봐야 안다. 현지 사정이 너무나 복잡하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이희호 여사 내일 방북 수행단 규모 확정… 김정은 면담 등 성과 관심 집중
입력 2015-08-04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