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가 며칠째 지속되면서 폭염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축산농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축과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경찰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70대 노인 2명이 불볕더위 속에서 일을 하다 숨진 데 이어 지난 1일에도 80대 3명이 사망했다.
1일 오후 7시10분쯤 전북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의 밭에서 나모(89)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9시32분쯤에는 충북 청주시 가덕면의 텃밭에서 이모(84) 할머니가, 오전 6시30분쯤에는 경남 산청군 삼장면의 한 논둑에서 김모(82)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세 사람 모두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경남 고성군에 사는 70세 남성이 텃밭에서 잡초를 뽑다 숨졌고 전북 김제시에 거주하는 79세 여성도 같은 날 집 근처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노인들에게 물을 평소보다 자주 많이 마시고 한낮에는 일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축산농가와 지자체들은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 풍천면에서 한우 180여 마리를 사육하는 권모씨는 무더위가 이어지자 축사 3개 동에 온종일 선풍기를 틀고 있다. 축사 지붕에는 75㎜ 플라스틱 관을 설치했다. 구멍이 난 플라스틱 관에 양수기로 퍼 올린 지하수를 흘려보내 축사 지붕 주위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다. 오후에는 축사 안에 안개분무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권씨는 “무더위로 폐사 등 큰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소가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으면 체중 감소로 고기양이 주는 것은 물론 육질까지 나빠져 농가가 큰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구미에서 돼지 60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안모씨도 15개 축사에 송풍기나 에어 냉방장치를 모두 가동하고 있다. 포항시는 폭염으로 인한 가축 품질과 생산성 저하, 폐사 등을 우려해 송풍기 300대를 농가에 긴급 지원하고 양계농가에는 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강원도 설악산 오색지구에서는 이날 오후 3시쯤 60t 규모의 돌무더기가 150m가량 굴러 떨어지는 낙석 사고가 발생해 등산객 이모(71)씨가 숨지고 우모(73), 노모(53·여)씨 등 2명이 다쳤다. 부상자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당 탐방로를 전면 통제하고 낙석 위험 지역들을 점검하기로 했다.
공단은 사고발생 직후 직원과 119구조대, 경찰, 민간구조대 등 24명을 투입해 수습 작업을 벌였다. 추가 낙석 위험을 고려해 흘림골 탐방로 6.4㎞ 전 구간을 통제했다. 공단 관계자는 “1주일 동안 설악산에 40㎜의 비가 내렸다. 오늘도 2㎜가 내렸다”면서 “사고 구간은 돌이 잘 부서지는 풍화암 지대였다”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사람도 가축도 ‘폭염전쟁’… 5명 사망
입력 2015-08-03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