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사실상 디폴트

입력 2015-08-03 03:45
‘북중미의 그리스’로 불리는 푸에르토리코가 1일(현지시간)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돌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빅토르 수아레스 주지사 수석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푸에르토리코는 더 이상 채무를 상환할 돈이 없다”며 1일까지 상환해야 하는 5800만 달러(약 679억8760만원) 규모의 채무를 갚지 않겠다고 밝혔다. 1일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채무 상환기한은 다음 영업일인 3일이지만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등도 푸에르토리코의 디폴트가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수아레스 주지사 수석보좌관은 이어 어떤 행동이 취해지지 않는 한 11월이면 정부의 유동성이 바닥날 것이라면서 “푸에르토리코는 채권단과 채무협상을 새로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푸에르토리코가 갚아야 할 빚은 총 720억 달러(약 84조39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10년 가까이 경기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푸에르토리코는 공적 채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푸에르토리코의 상황이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로 회생 기회를 얻은 그리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정부가 채무협상에 적극 개입해줄 것을 촉구해 왔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가 이날 푸에르토리코를 처음 방문해 디폴트에 처한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