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자 사건’ 결국 자작극이었나

입력 2015-08-03 02:07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이 거짓 자작극으로 마무리될 조짐이다.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지난주에 이어 세 모자 사건의 내막이 다뤄졌다. 앞서 세 모자의 이상행동을 지적했던 제작진은 무속인 김모씨가 세 모자를 조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 모자 사건은 지난해 10월 29일 이모(44)씨가 두 아들과 기자회견을 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10년간 남편 허모(45)씨와 시아버지 등에게 성폭행과 성매매를 강요당했고 두 아들마저 허씨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이씨가 도움을 요청하는 글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특히 가해자들의 사주를 받은 경찰과 언론이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이씨의 말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자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졌다. 여론이 뒤집힌 건 지난달 25일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된 후였다. 방송에는 피자 배달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남편 허씨의 모습과 제작진이 없는 자리에서 세 모자가 말을 맞추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이씨가 주민 전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찾아간 마을에서도 세 모자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씨의 친정식구와 남편 허씨는 방송에서 “무속인 김씨가 재산을 노리고 세 모자를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속인 김씨는 과거에도 수차례 남을 속이고 돈을 편취해 언론에 보도된 적 있는 인물이었다. 무속인 김씨에게 당했다는 피해자들은 세 모자가 ‘자신이 그랬듯’ 김씨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이씨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씨는 두 아들에게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성범죄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에 허위진술하게 하는 등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학대하고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법원으로부터 이씨가 아이들이 입원한 정신병원의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임시조치 결정을 받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