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임현수(60) 캐나다 큰빛교회 목사가 지난달 30일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국내외 지원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북한 지원사업의 대부’로 알려진 임 목사가 자의로 밝혔다기보다는 북한 당국에 의해 강압적으로 조작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담대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체제 전복의 동기를 가지고 북한 내에 해로운 종교국가를 세우기 위해 활동했다”고 말하는 등 북한 당국이 적용한 혐의를 인정했다.
주도홍 백석대 신학대학원(역사신학) 교수는 2일 “한마디로 착잡하다. 남북 분단의 비참함을 실감했다”며 “인도주의에 입각해 북한을 도왔던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북한이 임 목사를 이렇게 대한다는 것은 비정부기구의 활동을 막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혜와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한국교회와 미국, 브라질 한인교회와 목사들의 이름도 열거됐다. 이름이 언급된 국내 교회 관계자는 “인도주의적 영역을 모두 체제 전복 혐의로 몰아간 것은 황당하다”며 “5·24조치 이후 국내에서는 어떠한 지원도 하지 못하는 사이, 한국교회와 해외 동포들이 나서서 그 통로를 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 목사가 교회와 목회자 이름까지 밝힌 것은 대북 지원에 대한 북한의 경고로 볼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인도주의적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목사가 기자회견에서 담대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나님’이나 ‘십자가’, ‘교회’ ‘성경’ 등의 단어를 그대로 썼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한 매체가 제공한 1분 50초짜리 동영상에서는 “(저는) 주민들에게 노동당과 공화국 정부가 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시켜주신다는 사실을 주입시키기 위해서 자강도 일대 등 전국 각처에 기증하는 식량 마대에 의도적으로 십자가를 그려놓고 교회 명칭도 쓰고 성경 구절을 써서 들여보내기도 했습니다…” 등의 기독교 용어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미국 한인교회 한 관계자는 “이러한 단어의 사용은 북한 입장에서는 파격적일 수 있다”며 “임 목사를 배신자 취급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임현수 목사 평양 회견은 강압에 의한 조작”… ‘北 체제 전복 활동’ 인정에 대북 사역단체들 반발
입력 2015-08-03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