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中시장 탈환은커녕 4위권 밖으로

입력 2015-08-03 02:01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탈환을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시장 점유율은 더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홍콩 소재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15.8%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고 2일 밝혔다. 지난 분기까지 1위를 차지했던 애플이 아이폰 새 모델 대기수요로 판매가 줄어들자 샤오미가 치고 올라간 것이다. 화웨이도 점유율을 15.4%까지 끌어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서 토종업체인 샤오미와 화웨이의 진검 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반면 지난해 1분기까지 중국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4위는 8.1%의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 업체 비보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가격 대비 성능과 디자인이 뛰어난 중급 스마트폰 A시리즈를 중국에 먼저 선보이며 시장 탈환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올해 상반기 갤럭시S6를 중국에 선보일 때 ‘가이러스(盖樂世)’라는 중국어 이름까지 새로 붙이면서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달에는 대화면 중급 스마트폰 A8을 중국에서 먼저 출시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도 점유율이 회복되기는커녕 오히려 중국 업체와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차이나 모바일 등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성능 차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프리미엄을 표방한 삼성전자 갤럭시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보조금과 상관없이 프리미엄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애플 아이폰으로 향하고 있다. 애플과 중국 업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에선 1위 수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25.3%에서 21.2%로 4.1%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애플, 샤오미, 화웨이 등은 모두 점유율이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1분기보다 3.3% 포인트 하락한 24.5%를 기록했다. 인도 현지업체 마이크로맥스, 인텍스 등이 꾸준히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다만 인도에서는 타이젠 폰 등 중저가 제품군을 다양화하며 안정적인 점유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삼성전자는 중국을 제외하곤 여전히 대부분 지역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워낙 큰 탓에 실적 하락이 눈에 띄게 커 보이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특허 문제로 당분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와 어떻게 격차를 만들어 나갈지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