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극우 유대인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로 팔레스타인 아기가 숨진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가지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두 발의 로켓탄이 발사돼 한 발이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31일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방화로 인해 18개월 팔레스타인 아기가 사망한 사건이 연쇄적인 폭력 사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하마스 등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보복 행위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에 앞서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중심으로 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라 열린 가운데 이날 시위 중이던 팔레스타인 소년 라이스 칼디(14)가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가슴을 맞았다. 칼디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몇 시간 뒤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칼디가 군 검문소에 화염병을 던져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안지구에서는 아기의 사망에 항의해 수백명이 시위에 나섰으며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서안 헤브론시에서도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시위대 1명이 부상했다.
서안 두마 마을에서 열린 아기의 장례식에는 수천명이 운집해 무고한 죽음을 애도했다. 아기의 시신은 팔레스타인 국기로 덮여 매장됐다. 18개월 된 아기는 이날 오전 4시쯤 두마 마을의 집에서 잠을 자다 방화로 숨졌다. 부모와 4살 된 남아는 중상을 입었다. 이번 불은 서안 유대인 정착촌에 거주하는 극우 성향 이스라엘인이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에서는 보복을 뜻하는 낙서가 발견됐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팔레스타인 아기 사망, 연쇄폭력으로 번지나… 가자지구서 보복 로켓탄 발사
입력 2015-08-03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