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엘롯기 동맹’ 균열 조짐

입력 2015-08-03 02:57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인 ‘엘롯기’(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 세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IA가 최근 약진하면서 굳건했던 ‘엘롯기 동맹’에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

LG와 롯데, KIA는 막강한 팬을 등에 업은 한국 최고 인기 구단이면서도 2000년대 들어 돌아가며 꼴찌를 맡았다. 급기야 야구팬 사이에 ‘엘롯기 동맹’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프로야구 하위 팀의 대명사라는 비아냥이다.

올 시즌 들어서도 엘롯기는 6월초부터 나란히 7∼9위에 포진하며 한 달 넘게 하위권에 견고하게 남았다. 그런데 지난달 말부터 KIA가 힘을 내며 5위 싸움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KIA는 지난주 SK 와이번스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한데 이어 한화 이글스에도 잇따라 승리를 거두는 등 파죽의 5연승을 내달렸다. 이에 KIA는 1일 SK를 승률에서 0.001 차이로 제치고 30일 만에 6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또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도 되살렸다. 지난주 초만 해도 4.5게임이나 차이 났던 5위 한화와의 승차가 일주일 새 불과 1.5게임으로 급속히 줄어들었다.

KIA는 무뎌진 방망이 때문에 하위권을 맴돌았다. 팀 타율도 전날 현재 0.258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팀 타율이 0.314로 치솟았다. 팀 분위기도 좋다. 부상에 신음 중이던 김주찬이 복귀했고, 이홍구와 백용환(사진)이라는 백업 포수 두 명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홍구는 1일 한화전에서 6회초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으며 백용환은 지난 30일 SK전에서 2-4로 끌려가던 7회말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 LG와 롯데는 여전히 우울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LG는 지난달 24일 SK로부터 임훈과 진해수, 여건욱을 받아들이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지만 그 이후 가진 5경기에서도 2승3패의 부진을 보이며 9위에 머물러 있다.

롯데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가진 KIA와 LG전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지만 1일 kt 위즈 전에선 상대에 팀 창단 최다 안타(23개)와 최다 득점(19점)을 내주며 6대 19로 대패했다. 그래도 아직 가을야구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종운 감독은 “선수들이 지고 있어도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5위를 목표로 편안하게 한 게임씩만 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