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롯데와 유사 日 오쓰카가구, 부녀간 경영권분쟁 딸 승리

입력 2015-08-03 02:53
롯데그룹과 같은 창업자와 계승자 간 경영권 다툼이 올해 초 일본에서도 있었다. 부녀가 회사 경영권을 놓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까지 벌였으며, 결국 딸이 승리했다.

‘부녀 전쟁’의 주인공은 1969년 오쓰카가구(大塚家具)를 설립한 오쓰카 가쓰히사 회장과 장녀인 오쓰카 구미코 사장이다. 오쓰카 회장은 ‘프리미엄 회원제’ 서비스로 일본 전역에 대형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회사를 키웠다. 이후 오쓰카 회장은 2009년 장녀인 구미코 사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딸은 부친의 경영 노선을 뒤집기 시작했다. 부친의 프리미엄 전략과 달리 이케아 등 중저가 가구에 대항하는 중저가 제품에 집중하고 온라인 판매에도 공을 들였다. 오쓰카 회장은 결국 지난해 7월 장녀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사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실적이 악화되며 지난 4분기에는 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이 나빠지자 이사회는 지난 1월 딸을 다시 사장에 앉혔고, 부녀 사이의 감정은 더욱 악화됐다. 오쓰카 회장은 언론에 “내 인생 최대 실수는 딸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서로를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고, 딸이 61%의 의결권을 확보해 아버지를 퇴진시켰다. 아버지(18%)에 비해 딸(10%)이 보유한 주식이 적었지만 친족을 제외한 주주의 80% 정도가 딸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됐다. 오쓰카가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당초 1억2600만엔 적자에서 3억5900만엔 흑자로 상향 조정됐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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