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1일 아침 일찍 가족과 함께 과천 서울대공원 치유숲을 찾았다.
서울대공원은 공원 내 일부 숲을 30년 만에 일반에 개방하고 지난 13일부터 이곳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랜드 동문주차장 옆 입구에 도착하자 산림치유지도사가 반갑게 맞았다. 건강차를 마신 뒤 숲속광장에서 몸풀기 체조와 ‘숲과 인사하기’로 치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자 발끝에서 전해지는 시원함이 정신을 맑게 했고 더위가 싹 가셨다. 산림치유지도사 안내에 따라 가슴과 배에 손을 얹고 호흡 명상을 했다.
이어 본격적인 숲길 걷기에 나섰다. 때 묻지 않은 완만한 폭포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겼다. 활동숲에서 안대를 착용하고 걷자 시각에 가려졌던 후각이 살아나면서 숲의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약 1㎞를 걸어 올라가니 10m 높이의 폭포가 나타났다. 폭포수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바람결에 물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내려가는 길에 나무이완숲에서 쉼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나무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마셨다.
서울대공원 치유숲은 청계산 자락 5만㎡에 자리 잡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아 피톤치드가 풍부한 전나무와 잣나무가 울창하고 사계절 마르지 않는 계곡물과 큰 바위가 곳곳에 있다.
서울대공원은 평일엔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1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말에는 갱년기 여성,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및 가족을 위한 특별 장기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름철에는 가족단위 1박2일 프로그램과 감정노동자 및 취업고민 대학생을 위한 단체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이며 산림청 공인 산림치유지도사가 인솔한다.
치유숲은 숲 보존과 치유효과 극대화를 위해 하루 50∼60명만 선착순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서울대공원 홈페이지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송천헌 서울대공원장은 “30년간 잘 보존된 숲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치유숲을 조성했다”며 “앞으로 50만㎡로 넓혀 태교숲 등 생애주기별 숲을 만들어 도시민의 치유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서울대공원치유숲 가 보니] 시원한 물소리·새소리… 폭포수에 발 담그니 여기가 ‘힐링천국’
입력 2015-08-03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