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넉달만에 반등… 소비는 급랭

입력 2015-08-01 02:14

6월 산업생산이 넉 달 만에 반등했다. 조업일수가 늘어 광공업 부문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보다 큰 폭으로 위축돼 경기회복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6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올랐다. 올 들어 지난 2월 2.2% 증가한 산업생산은 3월(-0.5%) 4월(-0.4%) 5월(-0.6%)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가 6월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산업생산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은 광공업생산(2.3%)과 건설업생산(3.9%)이 크게 상승한 덕분이다. 특히 광공업 중 석유정제 업종이 5월에 유지·보수로 생산이 부진했지만 6월부터는 정상 가동되면서 조업일수가 늘어 생산이 7.7%나 늘었다.

기업의 체감 경기도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지난달 BSI는 70으로 집계돼 6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6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7% 줄었다. 메르스 여파의 직격탄을 받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지난해 4월(-0.8%)보다 훨씬 컸고, 2011년 2월(-5.8%) 이후 4년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129.2%로 전월에 비해 2.7% 포인트 상승하면서 2008년 12월 이후 7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도 위축됐다. 지난달 20일까지 수출 실적은 253억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수출은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활동 수치 자체가 추락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경기침체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세종=윤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