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치료는 다른 대안이 없거나 자기 피의 절반 정도가 수술 도중 빠져나갈 때, 칼에 찔리거나 큰 교통사고가 나는 등 대량 출혈이 발생한 응급상황일 때만 시행돼야 합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정재 교수의 지론입니다. 남의 피를 받는 수혈에 따른 부작용이 생각보다 많은 탓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병원들은 피가 심하게 모자라지 않는 데도 습관적으로 수혈하는 경우가 많아 의식개선이 필요합니다.
이 교수는 중증 빈혈환자도 가급적 무수혈 치료가 낫다고 주장합니다. 임상 연구결과 비교적 젊고 다른 질환을 동반하지 않았다면 빈혈이 심한 여성도 수혈 없이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 교수팀은 2003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중증 빈혈환자 19명에게 수혈 대신 정맥철분제를 투여하고 필요에 따라 적혈구 생성 촉진인자, 지혈 효소, 수액 등을 보조적으로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평균 혈색소 수치가 치료 전 3.6∼4.1g/㎗에서 치료 후 6.7∼7.3g/㎗로 개선됐습니다. 수혈 치료 없이 중증 빈혈(5g/㎗ 미만) 상태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고령화사회 진입과 더불어 젊고 건강한 헌혈인구가 줄면서 혈액부족 사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혈액관리 비용과 수혈 부작용에 의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무분별한 수혈 치료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무분별 수혈 줄이고 무수혈 치료를
입력 2015-08-01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