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이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 직업병 가족 대책위원회(가대위)는 30일 “피해자와 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보상받기를 희망하는데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보상을 신청하라는 것은 아직도 많은 세월을 기다리라는 뜻”이라면서 “당사자 협상 우선 원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가대위는 삼성전자와 올해 말까지 직접 협상을 해 보상 문제를 매듭짓되 그때까지 보상 문제가 타결되지 않은 피해자의 경우에만 공익재단에서 보상 문제를 다루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지난 23일 조정위원회가 제안한 공익재단 설립 권고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사자의 수정 제안이 있을 경우 조정위는 이를 절충하기 위한 후속 조정 절차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도 조정위의 권고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공익재단 설립에 대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피해자 가족과 직접 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대위는 “정액으로 되어 있는 사망자 보상에 비해 ‘요양 중인 사람’의 보상액이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보상액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또 공익재단 설립 발기인과 이사회에 가대위, 반올림, 삼성전자가 추천하는 이사가 포함돼야 한다는 수정안을 조정위에 전달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전자 백혈병 가족 대책위 “회사와 직접 협상”
입력 2015-07-31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