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北 도발] 北 위협에 맞서… 軍 ‘천궁’ 4년 만에 양산 돌입

입력 2015-07-31 02:06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발사되는 장면. 사진은 천궁의 궤적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합성된 것이다. 방위사업청 제공

적 항공기 격추용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天弓)’이 품질인증 사격에 성공해 양산에 돌입한다. LIG넥스원이 2011년 개발한 천궁은 노후 기종인 미국산 ‘호크’를 대체하게 된다. 사거리 40㎞로,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동원된다. 발사대당 8기의 미사일을 탑재해 수초간 짧은 간격으로 단발·연발 사격할 수 있다. 천궁은 우리 기술로 개발된 또 하나의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군은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지대지·함대지·공대지·공대공 미사일을 구비하고 있다. 북한이 지대지미사일 전력에서 앞서 있지만 우리 군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확보하고 있다.

군은 미국의 나이키 미사일 복제생산을 시작으로 1978년 최초로 국산 지대지미사일 ‘백곰(K-1)’을 개발했으며, 사거리 250㎞의 ‘현무-1’을 거쳐 현재 사거리 500㎞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 ‘현무-2B’를 보유하고 있다. 현무-1은 당초 사거리가 180㎞였으나 250㎞로 늘어난 뒤 200여기가 생산·운용돼 왔다. 현재는 사거리와 정확도가 향상된 현무-2 계열에 자리를 내주고 예비전력으로 보관돼 있다. 현무-2B는 중부지역에서 발사될 경우 북한의 최북단인 만포나 개마고원까지 정밀공격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30일 “강원도 동북단에서 발사하면 평안북도 영저리, 함경북도 무수단리 등에 있는 북한 미사일 기지들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도미사일은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사거리가 300㎞로 제한됐다가 2012년 10월 지침 개정으로 사거리가 800㎞까지 늘었다. 여전히 북한과의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았으나 한반도 남쪽에서 발사해도 북한 전역의 주요 미사일기지와 지휘체계를 타격할 수 있게 됐다.

탄도미사일이 사거리 제한으로 개발이 제한됐던 반면 순항미사일은 사거리 제한을 받지 않는다. 탄도미사일은 음속 이상의 속도로 성층권까지 올라가는 탄도를 그리며 빠른 시간 안에 표적을 타격하는 반면, 순항미사일은 음속 이하의 느린 속도로 지형을 따라가며 컴퓨터 및 동영상 카메라로 유도된다.

1980년대 중반부터 순항미사일 개발 관심을 가졌던 군은 90년대 걸프전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위력이 확인되자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들어가 2000년대 초 이를 실전배치했다. 현재 사거리가 각각 500㎞, 1000㎞, 1500㎞인 현무-3A, B, C가 250여기 운용되고 있다. 오차범위가 1m 내외일 정도로 정밀도가 뛰어나 5층 건물 두 번째 창문을 표적으로 지적하면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함정에서 적 함정을 공격하는 함대함미사일은 사거리 150∼200㎞인 ‘해성’이 배치돼 있다. 해성은 2006년부터 양산돼 수십기가 배치됐다. 해성은 잠대지미사일로도 개발돼 북한의 잠수함발사 미사일(SLBM)에 대응해 북한 영토 가까이에서 은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다.

북한과 달리 우리 군은 공대공미사일로 미국의 ‘사이드와인더’ 7∼8종과 ‘스패로’, 공대지미사일로 미국의 ‘매버릭’ ‘슬램-ER’, 이스라엘제 ‘팝아이’를 확보하고 있으며 사거리 500㎞ 독일산 ‘타우러스’도 도입 예정이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체인의 주요 수단이 될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현재 개발 중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